사람과 시인

어느 봄날/ 나희덕

파주노을 2020. 5. 8. 20:05





어느 봄날

            -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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