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사랑의 거처/ 김선우

파주노을 2020. 4. 23. 16:20



사랑의 거처

         - 김선우



살다 보면 그렇다지

병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지

치료하기 어려운 슬픔을 가진

한 얼굴과 우연히 마주칠 때

긴 목의 걸인 여자

나는 자유예요 당신이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과 아랑곳없는 완전한 폐허예요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눈

나는 텅 빈 집이 된 듯했네

살다 보면 그렇다네 내 혼이

다른 육체에 머물고 있는 느낌

그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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