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여름한낮 / 김윤배

파주노을 2019. 11. 26. 07:41

 

여름 한낮

- 김윤배

 

 

순국이듯 활련화가 모두 죽었다 겨울도 거뜬히 난다던

 

화원의 젊은 여자 눈빛이 떠올랐다

 

 

매혹도 독이었다 죽음처럼 황홀한 너는 꽃잎이 날개였다

 

산맥 넘을 때 달빛은 날개 아래 강물로 흘렀다 영혼의 기착지에서

 

황홀한 날개 접고 한 세기의 잠을 위해 날카로운

 

황금 조각들 목구멍 깊숙이 털어넣었을 것이지만

 

 

너는 인간다움을 익힌 노비였다 배반을 알고 나서 황홀하고

 

서러운 춤을 추었다 너는 춤이 목숨이었다 흰 복부 위에

 

보랏빛 시간들 황홀하게 피어났다 보랏빛 시간들은

 

온전히 너의 것이었다

 

 

내 척박한 땅에 잠시 뿌리 내렸던 활련화,저 황홀한 서러움

 

 

숨 멎은 줄 알았던 여름 한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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