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낙화, 첫사랑 / 김선우

파주노을 2019. 11. 29. 08:51

 

낙화, 첫사랑 /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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