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다음 세상에 / 노을

파주노을 2019. 8. 18. 11:57






다음 세상에

            - 노을

 

 

 

보일러실 낮은 처마 밑

 

실 잣던 거미는 어디로 갔을까

 

무심히 던져버린 포획의 그늘, 적막한 폐가에

 

꽁지 붉은 잠자리 두 마리 날개 편 채 걸려있다

 

 

 

더할 수 없이 짙어진 사랑의 순간

 

허공에 놓은 발 미처 거두지 못했나보다

 

물가로 가는 지도를 읽다

 

분명하던 목적지 느닷없이 흔들렸는지

 

찬바람 막아 선 벽이 높고도 험했는지

 

촘촘한 그물에 걸려 마주보며 웃고 있다

 

날개맥 마주 부비며 서로의 등을 토닥인다

 

 

조금만 더 파드닥거리면 날아갈 수 있을 거야

 

 

바둥거리며, 바둥거리며 서로의 목을 조여가는

 

생의 끝 길

 

 

이윽고

 

파드닥거림 그만 접고 눈빛 따뜻이 나누고 있다

 

그 사랑

 

다음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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