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빈집/ 노을

파주노을 2019. 8. 11. 19:17

빈 집

      노을

 

 

바랜 풀들이

미안한 듯 열어주는 흙탕길 따라

너에게 간다 너무 오래되어

낮아진 네 발자국 위에 두 발을 포개며,

 

오랜만이지?

 

기억은 비 내리는 날 잠시 수면에 어른거리다

눈이 내리면 희끗희끗 눈발로 날리다가

마른 풀잎으로 서걱거리는 이제야 찾아왔구나

 

미안하다 너 없이 내가 살았다

 

시간의 두께를 한 장씩 걷어내며

먼지 수북한 손잡이 위에 지문을 찍어놓고

 

돌아선다, 이제 나는 너를 지울 것이다

허락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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