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노을
바랜 풀들이
미안한 듯 열어주는 흙탕길 따라
너에게 간다 너무 오래되어
낮아진 네 발자국 위에 두 발을 포개며,
오랜만이지?
기억은 비 내리는 날 잠시 수면에 어른거리다
눈이 내리면 희끗희끗 눈발로 날리다가
마른 풀잎으로 서걱거리는 이제야 찾아왔구나
미안하다 너 없이 내가 살았다
시간의 두께를 한 장씩 걷어내며
먼지 수북한 손잡이 위에 지문을 찍어놓고
돌아선다, 이제 나는 너를 지울 것이다
허락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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