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잠 속의 시간들 / 노을

파주노을 2019. 8. 29. 17:46




잠 속의 시간들

             노을

    

 

 

거실 선반 위 먼지 더부룩한 북어 한 마리


명주실에 묶여 돌아가지 못한 바다가 그립다


다물지 못한 아가미


굳어진 눈자위에도 물기 마른지 오래


밀물에 밀려 기웃거리던 뭍으로 너무 깊이 떠밀려왔다


혼곤한 잠


시간은 바스라지고


절해고도, 깊디깊은 심연에 이르는 물빛 약도는 지워졌다


화석처럼 굳어져버린 지느러미를 들어 올릴 때


부서질 듯 비걱거리는 낡은 대문 소리


풀썩, 먼지와 함께 푸른 포자가 날린다


너무 오래 잠을 잤다 꿈도 없이


낡아버린,


시간


물 밑의 기억들


 

이토록 오래 머물 작정은 아니었으나


 

살아서 죽은 시간을


나는 더불어, 너와 함께 묵었던 게지 마른 영혼으로




 


'사람과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0) 2019.09.20
밤 두시의 전화 / 김명인   (0) 2019.09.18
백색공간 / 안희연  (0) 2019.08.29
다음 세상에 / 노을  (0) 2019.08.18
빈집/ 노을  (0) 2019.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