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이별 노래/ 김명인

파주노을 2020. 6. 13. 21:01

이별 노래
- 김명인




잎진 숲길 지나와

그대마저 지우려 들판에 섰습니다

저녁 노을에 숨죽이는 구름 유난해도

강 건너 도시의 창들 이른 불 밝혀 한 날

저물고 있습니다

굽은 강 허리 흐려지는 배 한 척도 보입니다

세월이 왔다 간 흔적 아무데도 찾을 수 없지만

저다지 어둠에 웅크려 낯선 집들. 서로를 가두는

문들을 닫아겁니다

밤과 밤 사이로 길들여지며

켜켜의 날들, 그 부질없음으로 오한 날 지라도

가는 길 더는 당신을 꿈꿔 아니됩니다

우리 정 그러하지 아니하여

여기저기 맘 거둘 일 고통입니다

이 치욕의 세월조차 우리 몫이 아니라면

피고 지는 들풀의 철없는 보챔 왜 눈물입니까

이 땅의 임자들 아직 그대로인데

부는 바람에도 갈라쥐는 여린 피와 살, 뼈마디마다에

새기며 그대 아픈

이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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