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반짝임에 대하여 / 김선우

파주노을 2019. 12. 14. 09:46

 

반짝임에 대하여

- 김선우

 

 

 

 

순천만 겨울 갈대숲 바람 속에 웅성거린다

 

가녀린 몸집의 도요새떼

 

갈대숲 가장자리 차가운 진펄에 내려서서

 

바람의 장면을 응시하고 있다

 

 

 

뼝대처럼 펼쳐진 북풍의 정면,

 

사소한 신음 한줄기 새오나오지 않는

 

민물도요 고요한 얼굴들

 

조그만 한뼘 키에 삼생(三生)을 눌러앉힌

 

면벽 나한들 같다

 

 

 

바람의 마음을 읽기 위해 오래 기다려온

 

입선(立禪)의 새때 마침내 날아오른다

 

모든 각도에서 낱낱이 다르게 반짝이는

 

정면을 기억하는 측면의 날갯짓들,

 

순천만 한 허공이 갈꽃 무리처럼 반짝인다

 

 

 

저마다 다른 음역으로 바람을 허밍하는

 

갈대의 꿈을 부리에 물고

 

모두 다 다르게 읽은 바람의 마음속으로

 

비상!

'사람과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에 관한 짤막한 질문 / 최금진  (0) 2019.12.25
떠돌다/ 노을  (0) 2019.12.17
방문객 / 정현종  (0) 2019.12.01
낙화, 첫사랑 / 김선우   (0) 2019.11.29
청산에 가자 / 김윤배   (0) 2019.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