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가을의 끝 / 김명

파주노을 2019. 9. 30. 07:04

 

가을의 끝 

- 김명인 

 

 

 

 

더 이상 시들 것 없는 벌판 속으로 

 

바람이 몰려 간다 풍찬노숙의 

 

쓸쓸한 풀꽃 몇 포기 아직도 지지 못해서 

 

허옇게 갈대꽃 함께 흔들리는 강가 

 

오늘은 우주의 끝으로 

 

귀뚜르르 귀뚜라미 교신하는 가을의 끝머리에 선다 

 

또 우리가 누릴 수 없어도 날들은 이렇게

 

흘러가고 흘러가리라 

 

이마에 물결치는 강굽이 바라보며 눈썹 젖으면 

 

캄캄했던 세월만 저희끼리 

 

추억이 되고 아픔이 되고 한다 

 

그러므로 소리 죽여 흐느끼는 여울이여 

 

억새 가슴에 저며 서걱이는 빈 들판에 서서 

 

이제 우리가 새삼 불러야 할 노래는 무엇인가 

 

저기 위안 없이 가야 할 

 

남은 길들이 마저 보인다 

 

그러니 여기 잠시만 멈춰 서라 

'사람과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요한 길 / 김사인  (0) 2019.09.30
가을산 / 김명인   (0) 2019.09.30
겨우내 / 노을  (0) 2019.09.29
마지막 기도 / 윤석산  (0) 2019.09.29
노래는 아무것도 / 박소란   (0) 2019.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