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간체/안현미
결혼 후 한 계절이 지났습니다 입덧이 시작되었고 제가 믿고 싶었던 행복을
얼음처럼 입에 물고 있습니다 너무 서둘러 시집왔나 생각해봅니다 입안이 얼
얼하고 간혹 어린 엄마였던 언니가 너무 사무칩니다
삶의 비애를 적확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닐 테지만 나를 보아 너
무 서둘지 않아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어리고 영민한 여자가 현모양처가 되기
란 동서남북 이 천지간에서 얼마나 얼얼해야 하는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믿고 싶었던 행복을 얼음처럼 입에 물고 너도 곧 엄마가 되겠구나 무구
하게 당도할 누군가의 기원이 되겠구나 여러 계절이 흘렀으나 나는 오늘도 여
러개의 얼음을 사용했고 아무도 몰래 여러개의 울음을 얼렸지만 그 안에 국
화 꽃잎을 넣었더니 하루 종일 이마 위에 국화향이 가득하였다 그 향을 써보낸
다 그저 얼얼하다 삶이
'사람과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다음에 / 박소란 (0) | 2019.09.27 |
|---|---|
| 모량역의 새 / 문인수 (0) | 2019.09.24 |
| 춘천가는 길 / 노을 (0) | 2019.09.22 |
| 비요일의 하루 / 송영희 (0) | 2019.09.21 |
| 나에게 1.~3 / 노을 (0) | 2019.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