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량역의 새 / 문인수
떠나지 마라, 먼 타관은 춥다. 작고 따끈따끈한 널
얼싸안고 여기 이대로 계속 짹짹거리고 싶다.
이 농촌 들녘, 간이역 대합실 중앙기둥 윗부분엔
직경 한 뼘 남짓한 구멍이 하나 뚫려 있다.
난로 연통 뽑아냈던 자리일 것이다. 장작이든 톱밥이든
연탄이든 때며 불기를 둘러싼 몇몇 사람의 손바닥들,
그 가난한 화력으로 밀고 간 시절은 슬픔 몇 섬일까
연기는 다만 장삼이사 사라질 뿐, 그늘 그을린 것 말고는
달리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하였다.
지금은 역무원도 두지 않은 빈 역사, 가을바람에도
되게 썰렁하다.
한때 불을 문 저 또렷한 기억, 새까만 입구가 못내 아깝다.
나는 저 입 다문 적 없는 모음 깊이 무슨 새 한 쌍을 슬쩍,
속닥하게 들여놓고 싶다. 더 이상 누구 떠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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