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먼 길
노을
가다보면 길의 끝에 다다를 수도 있으리라
이정표도 없는 길 마냥 달리다보면
어느 지점에서든
지친 내 발길 멈출 수도 있으리라
길의 끝에 이르러 잠시 다리 펴고
숲 어귀든 해송의 그늘 아래라도
내 몸 누일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지 꿈꾸었지
백지로 놓인 지도를 놓고
끝이야 바닥이야
지치도록 달려 길의 끝에 이르면
세상의 모든 길은 또 다른 길과 맞닿아 있어
아직도 내겐
더 깊이 내려앉을 바다가 있듯
물이든 풀이든 제각기 몸 비틀어 열어주는 덤불숲
불투명하게 불확실하게
이젠 말하지 않으리 부질없이 발목만 비틀던 어두운 그
숲에서, 나는 누구인가
묻지 말아야지 기대하지 말아야지
길의 끝에 놓인 또 다른 길을 바라보며
더 이상, 울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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