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꽃눈이 번져 / 김명인

파주노을 2020. 1. 4. 22:25

 

꽃눈이 번져

        - 고영민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누군가 이 시간, 눈 빠알갛게

 

나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만 나를 흔들어 깨운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눈 부비고 일어나 차분히 옷 챙겨입고

 

나도 잠깐, 어제의 그대에게 멀리 다니러 간다는 생각이 든다

 

다녀올 동안의 설렘으로 잠 못 이루고

 

소식을 가져올 나를 위해

 

돌을 괸 채

 

뭉툭한 내가 나를 한없이 기다려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순간, 비 쏟아지는 소리

 

깜박 잠이 들 때면

 

밤은 더 어둡고 깊어져

 

당신이 그제야

 

무른 나를 순순히 놓아줬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도 지극한 잠 속에 고여 자박자박 숨어든다는 생각이 든다

 

그대에게 다니러 간 내가

 

사뭇 간소하게 한 소식을 들고 와

 

눈 씻고 가만히 몸을 누이는

 

이 어두워

 

환한 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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