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의 다음
- 함태숙
펑펑 쏟아지는 눈을 보고 영혼은 우다닥 옷을 껴입고
포장마차 찌그러진 탁자를 괴고 온 밤 내 붉어지도록 술을 마시면서
왜전화안받아잘못했어요수신거절풀어주세요난여기서얼어죽어버릴거야ㅡ
이런 추태쯤 부려야 눈이 온 거지 술병 하나 들고 전속력으로 달려가
눈보라를 잔뜩 이고 술병 속에 제 영혼을 처넣고는 와야, 그쯤은 돼야 폭설인 거지
사랑은 그런 동사들 아닌가
눈 내린 다음 날
우두둑 동사한 새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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