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고개
- 황학주
집에서 나간 몸이 자꾸만 찾아오는 바람에
독보로만 갔다 온 거기
독보로 울다 만 여기
내 몸에서 나오지 못한
여기 아닌 몸이 있을 텐데
오늘의 만찬은 빈 바다에 군불 지피듯 아득하여
건너편으로 자리를 바꿔 앉는 등 굽은 바람에게 물었네
잊어버린 주소를 찾는 데는 달빛만 한 게 없어
사랑을 잃으면 새들은 달맞이 고개에 깃들이지
......그리하여......맞이한다는 말은......
너에게로 아주 달려가버리지는 않은 채
네가 잘 찾아올 수 있게 기억을 잘 열어둔다는 것
나는 바람의 말을 경청하며
달빛 무명 몇필을 흰 파도 잔등에 묶어주듯
가슴에 흰 돌 하나 올려놓고 잠을 청했네
가지 않으려고 했던 몸과
오지 않으려고 했던 몸을 위하여
'사람과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다리는 사람에게 / 안도현 (0) | 2019.10.15 |
|---|---|
| 숲으로 보낸 편지 - 노을 (0) | 2019.10.14 |
|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 김선우 (0) | 2019.10.08 |
| 저녁의 연인들 / 황학주 (0) | 2019.10.06 |
| 그렇게 협소한 사랑이 한사람에게 있었다 / 황학주 (0) | 2019.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