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저녁의 연인들 / 황학주

파주노을 2019. 10. 6. 11:38

 


저녁의 연인들

 

                        - 황학주

 

 

침대처럼 사실은 마음이란 너무 작아서

 

뒤척이기만 하지 여태도 제 마음 한번 멀리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만이 당신에게 다녀오곤 하던 밤이 가장 컸습니다

 

이제 찾아오는 모든 저녁의 애인들이

 

인적 드문 길을 한동안 잡아들 수 있도록

 

당신이 나를 수습할 수 있도록

 

올리브나무 세 그루만 마당에 심었으면

 

 

진흙탕을 걷어내고

 

진흙탕의 뒤를 따라오는 웅덩이를 걷어낼 때까지

 

사랑은 발을 벗어 단풍물 들이며 걷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어디 있는지 나를 찾지도 않았을

 

매 순간 당신이 있었던 옹이 박인 허리 근처가 아득합니다

 

내가 가고,

 

나는 없지만 당신이 나와 다른 이유로 울더라도

 

나를 배경으로 저물다 보면

 

역 광장 국수 만 불빛에 서서 먹은 추운 세월들이

 

쏘옥 빠진 올리브나무로

 

쓸어둔 마당가에 꽂혀 있기도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올리브나무로 내 생에 들러주었으니

 

이제 운동도 시작하고 오래 살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