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문태준 / 혀

파주노을 2009. 8. 4. 10:17

 

 

   혀

                  문태준

 

 

잠자다 깬 새벽에

 

아픈 어머니 생각이

 

절박하다

 

 

 

내 어릴 적

 

눈에 검불이 들어갔을 때

 

찬물로 입을 헹궈

 

내 눈동자를

 

내 혼을

 

가장 부드러운 살로

 

혀로

 

핥아주시던

 

 

 

붉은 아궁이 앞에서

 

조속조속 졸 때에도

 

구들에서 굴뚝까지

 

당신의 눈에

 

불이 지나가고

 

 

 

칠석이면 두 손으로 곱게 빌던

 

그 돌부처가

 

이제는 당신의 눈동자로

 

들어앉아서

 

 

 

어느 생애에

 

내가 당신에게

 

목숨을 받지 않아서

 

무정한 참빗이라도 될까

 

 

 

어느 생애에야

 

내 혀가

 

그 돌 같은

 

눈동자를 다 쓸어낼까

 

 

 

목을 빼고 천천히

 

울고, 또 울어서

 

3

 

젖은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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