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정호승 / 수의

파주노을 2009. 8. 3. 22:33

수  의

                    정 호 승

 

 

나 죽으면 차라리 수의를 입지 말고

 

겨울이면 코트를 걸치고 머플러를 한 채

 

여름이면 반팔 티셔츠에 면바지 입은 그대로

 

떠나는게 좋겠다고 늘 생각하다가

 

우연히 뱅뱅사거리 수의 상설시장 앞을 지나던 날

 

지금쯤 멋있는 수의 한 벌 사입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안동포로 만든 수의 한 벌 사입고

 

택시를 타고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 쪽으로 가다가

 

두물머리 어디쯤 내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죽은 벗들과 종일토록

 

생맥주를 마시다가 문득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입고 다닌 옷

 

수의 아닌 옷 없었다느는 것을

 

그동안 내가 즐겨 입고 다니닌 옷

 

모두 수의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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