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인
나는 좀처럼 바다와 맞서지 않지만
때로는 파도 위에 나른한 구름 난간을 매다는 사람이다
또는 통발을 메고 밤바다로 나가
태풍의 눈 안에 드는 듯 고요 속으로 던져 놓으면
오 오 오 오 심해에서 기포들 솟아오르리
누구나 물속으로
떼 지어 부유하는 물고기의 장관을 그러잡지만
건져 올린 통발 속에는
텅 빈 파도 소리뿐이다
그리하여 어떤 고기잡이는
왜 부질없어도 계속되는 漁撈인지
모든 始終이 분명해졌는데도
너는 무엇을 그다지도 궁금해하는가
해일을 일으켜 일생을 들끓이는 폭풍이라면
수만 번 내 해안가로 밀어닥쳐도 좋겠다
나는 또 만선의 몽환이 지겨워져
두 손 가득 미끈거리는 물비린내나 움켜쥐고
소리치리라 바다 저 속에
누가 있어 내 목소리에 놀라
조금과 사리를 바꿔 끼우거나 서리서리 펼치거나
때맞춰 달빛 머금고 은물결로 철썩이는가
마침내 너도 이 고요에 당도하겠지만
생사를 넘나들 일도 아니면 무엇 하러
풍파와 마주 서려 하느냐
물속에서 燐光 흩어지며 일렁거린다
심해를 잃고 온 물 주름이 거듭거듭 달빛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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