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마음의 서부/ 김명인

파주노을 2020. 10. 25. 20:12

마음의 서부
- 김명인




트럭이 골짜기를 빠져 나갈 때

땅거죽을 핥는 저 바람

마음아,너도 가는 길이니, 먼지 자옥한

산모퉁일 돌아 기려의 땅 서부로,

중천의 빈 수레는 건넌다, 시간의 細路를 따라



마음이 없으면 길이 없다고, 길이 없어도

마음이 간다면 그 가는 곳 어디냐

한 마음이 아픈 마음에게 질문한다,

마음아, 어디에 길을 묻었지?



속살에 감춘 새들을 풀어놓는 저 수풀

깃털을 뽑아 날리는 새털구름의 끝간 데

희미한 개활지가 보인다, 어디에

멈춘 마음이 다시 산판을 벌인게지, 하루 종일

수풀을 갉아대는 톱날의 매미 소리



간벌이 끝난 구름너머 드넓은

綠林이 거기 있는지

마음은 추억의 함정을 파놓고 구름만

그 허방에 발 딛게 한다

사람들은 잠시 스쳐 지나가지만 썩은 나무는

저렇게 쓰러져서도 제 세월을 마저 삭혀내고 있다



군데군데 이 빠진 슬픔을 넘어서 있다는 저 서부

마음의 벌채를 엮어서

뗏목 두어 개로 밀고 가는 들녘바람

강은 보이지 않는데 흘러 가는 세월을 아

너도 가는 거지, 마침내......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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