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허동천에서 오래 서성이다
으슬으슬한
저녁답, 가랑잎 부서지는 소리가
자꾸 발밑에서 들렸네
어두워지기 전에 강물은
푸른 회초리처럼 휘어졌다가
흉터 많은 내 이마를 후려치고,
아까보다는 훨씬 더 깊어져
불빛도 안 켜진 사람의 마을 쪽으로
그렁그렁 흘러갔네
- 내 눈에는 왜 모래알이
서걱이는지 몰라, 눈을 뜰 때마다
눈 못 뜨게 매운 연기가
어디서 차오르는지 몰라,
잘못 살아왔다고, 너무
아프게 자책하지 말라고
갈 곳 없는 새들은
물에 잠긴 옛집 나무 그림자를 흔들며
석유곤로에 냄비밥을 안치는
獨居의 마음속으로 떼지어 날아들고
아무것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녁답, 나는
집에 안 가려 떼를 쓰는
새끼염소나 달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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