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파주노을 2012. 7. 19. 08:52

시 

 

 

                                                        -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어쨌든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그렇게, 얼굴없이,

나를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어.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두드렸어.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그리고 내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뚫린 어둠,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어둠,

소용돌이치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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